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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책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by 문슝1324 2019. 12. 27.

 

그림 : 앙리 마티스, <미노타우로스, No. 9>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어니스트 허밍웨이(김욱동 역), 2012, 민음사.

 

 

 

 

 

어떤 사람도 그 혼자서는 온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본토의 일부이니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 땅은 그만큼 줄어들기 마련이다.

한 곶()이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고,

그대의 친구나 그대의 영토가 씻겨 나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죽음도 그만큼 나를 줄어들게 한다.

나는 인류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그것은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니.

 

존 던*, 비상한 때를 위한 기도문(1624)

* 17세기 영국에서 살았던 목사(성공회 사제),

형이상학파 시의 선구자

 

 

< 1>

파블로 : 난 내가 할 일을 잘 알고 있어. 일 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목숨이 붙어 있을 놈이라면, 자기가 할 일쯤은 알고 있어야하지(p30)

로버트 조던 : 그런 비애는 좋지 않아. 임무를 그만두거나 배반하기 전에 나타나는 비애지. 동지를 팔아먹기 전에 흔히 나타나는 비애 말이야.(p33)

필라르 : 난 이제 이곳이 그만 진절머리가 나서. 터무니없이 사람들만 많이 모여들고. 이래서야 어디 좋은 수가 생길 리 있겠어. 이곳은 이제 구역질이 날 정도로 침체됐다.(p68)

필라르 : 이 세상에 안전이라는 건 없어. 여기서 안전을 찾고 있는 녀석들이 너무 많아서 더 위험해진거야. 지금 이 마당에 안전을 찾고 있다간 도리어 모든 걸 잃어버리고 말지.(p.110)

로버트 조던 : 무섭지 않아요. 그런 걸 무서워하다 보면 강박관념에 빠져 무용지물이 되고 말죠(p.180)

로버트 조던 :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하지만 누가 그의 생각을 검열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자기 자신밖엔 없지 않은가. 그는 생각을 너무 해서 패배주의자가 되고 있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이 전쟁에 승리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만다(p.262)

필라르 : 얘기해야 해. 서로 돕지 않는다면 우리가 뭐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단 말이냐?(p.268)

엘소르도 : 여기서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놈들은 위험하다는걸 깨닫지 못하는거야(p.284)

안셀모 : 만약 전쟁 뒤에 종교가 없어진다고 해도 어떤 형식이든 살인 행위의 죄를 씻어 내는 공적인 속죄 행위가 있어야 할거야. 그렇지 않고선 진실하고 인도적인 삶의 기반을 갖추지 못할거야(p.377)

안셀모 : 그 친구도 틀림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겠지만 사람을 죽이는걸 좋아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어. 살인을 좋아하는 녀석들은 늘 타락한 면이 있기 마련이거든(p.379)

로버트 조던 : 우리는 그 사람들을 쳐부술 순 없어. 하지만 우리는 국민을 교육시켜서 그들에게 파시즘을 무서워하도록 할 순 있지. 그래서 파시즘이 나타나면 그것을 깨닫고 맞설 수 있는거네(p.398)

로버트 조던 : 확실히 게일로드는 교육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장소였다. 그는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그 일이 모두 현실적으로 실행되었는가를 이곳에서 배웠다. 전쟁 중에는 언제나 거짓말이 있기 마련이다.(p.440) 

 

< 2>

로버트 조던 : 천만에. 얼마든지 있어요. 오늘과 내일, 전투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날 믿어 주고, 비록 명령이 잘못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날 믿어 주는 거요.(p.85)

로버트 조던 : 전투 중에는 규율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일은 겉으로 얼핏 보는 것과는 아주 딴판이니까. 규율은 반드시 믿음과 신뢰에서 나와야 하죠.(p.86)

로버트 조던 : 사람을 사랑하는 데 결코 자신을 속이지 마. 남을 사랑한다는 것이야말로 보통 사람들 누구에게나 오는 행운이 아니야.(p.108)

로버트 조던 : 죽음 얘기는 집어치워, 하고 그는 자신을 타일렀다. 이런 식으로 말해서는 안 돼. 그것은 바로 우리 동지인 무정부주의자들이 즐겨 쓰는 말투거든. 사정이 악화되면 그들은 언제나 뭔가에 불을 지르고 죽고 싶어 하지.(p.109)

장군 : 그 사람은 전쟁에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이 없어. 인민을 믿지 못하고 어떻게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는가?(p.205)

안드레스 : 만약 아버지가 공화당원이 아니었다면 엘라디오나 나나 지금쯤 군인이 되어 파시스트 군에 들어가 있을 테지. 놈들의 군인이 되었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거야. 그저 명령대로 움직였겠지. 살게 되면 살고, 죽게 되면 죽는 거겠지. 결국 될 대로 되는 거지. 정권 밑에서 살아가는 편이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 보다는 훨씬 쉽거든.(p.219)

로버트 조던 : 하룻밤의 달콤한 잠은 더없이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니던가? 당신은 하룻밤 푹 잔 거야. 이 선물이 손가락에 낀 반지처럼 늘 당신 몸에 붙어 있을 수 있을까? 잘자, 귀여운 아가씨. 잘 자, 내 사랑. 당신을 깨우지 않겠어. 이게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이거든.(p.226)

로버트 조던 :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하고 그는 생각했다. 교육치고는 아주 미미한 초보 수준을 받았을 뿐이지. 삶이란 무척 즐겁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p.243-244)

파블로 : 그런 짓을 하고 나니 어찌나 쓸쓸한지 견딜 수가 없었어.(p.261)

안드레스 : 우리 군은 지금도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부패하고 있어요. 장교님 같은 직업 군인 때문에. 하지만 언제까지 이대로는 안 될 거요. 우린 지금 무식한 사람들과 냉소적인 사람들 사이에 끼어 꼼짝도 못하고 있죠. 하지만 곧 한쪽은 교육시키고, 다른 한쪽은 몰아낼거요.(p.274)

로버트 조던 : 왜 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너무 오랫동안 방어전에만 참여했기 때문에 승리를 생각할 수 없는 거야.(p.330)

로버트 조던 : 군인들은 군인으로 계속 남아있기 위해 그 비애감을 증오심으로 바꾸게 마련이다. 일단 그 일이 끝나자 그는 외롭고 쓸쓸하고 침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눈앞에 보이는 사람마다 증오심을 느꼈던 것이다(p.358)

필라르 : 싸움터에서는 언제나 자아를 잊어버려야 하거든. 그런 곳에서는 자아란 있을 수 없어.(p.359)

로버트 조던 : 일어나. 이제 당신은 나이기도 한거야. 당신은 미래의 내 모습이기도 해. 일어나.(p.389)

로버트 조던 : 이 세계는 아름다운 곳이고, 그것을 위해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지. 그래서 이 세계를 떠나기가 싫은 거야. 이렇게 훌륭한 삶을 보낼 수 있었으니 넌 행운아였어.(p.395)